아이들에게 인성교육을 어떻게 가르칠지 고민하는 일이 많아진 시대다. 학교나 가정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시도하지만, 실제로 마음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방법은 쉽지 않다. 그런데 문화재 감상이라는 비교적 단순한 활동이 놀라울 정도로 깊은 인성적 성장을 돕는다는 사실이 점점 주목받고 있다. 문화재는 단순한 유물이 아니라, 수백 년 동안 누군가의 손길과 생각, 공동체의 삶이 축적된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문화재 속에서 ‘존중’의 가치를 배우다
아이들이 문화재를 직접 보고 느끼면 자연스럽게 시간의 무게와 사람들의 노력을 떠올리게 된다. 석탑의 작은 조각 하나에도 장인의 숨결이 깃들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 오래된 것들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진다. “왜 이런 형태로 만들었을까?”, “이걸 만든 사람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 같은 질문이 생기고, 과거 사람들의 지혜와 가치관을 존중하는 마음이 자라난다. 단순히 오래된 물건을 보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담긴 정신을 읽어내면서 자연스럽게 존중의 학습이 이루어지는 셈이다.
타인의 시선을 이해하며 ‘배려’를 배우다
문화재 감상 활동을 할 때 아이들은 종종 짝이나 친구들과 생각을 나누게 된다. 같은 작품을 보더라도 서로 다른 해석이 등장하고, 그 설명을 듣는 과정에서 ‘아, 이런 관점도 있을 수 있구나’라는 깨달음을 얻는다. 자신과 다른 의견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경험은 배려를 자연스럽게 배우는 과정이 된다. 특히 현장 학습에서 안내사나 연구자들의 설명을 들으면, 문화재를 보호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이 필요한지도 깨닫게 되어, 보이지 않는 사람들에게 감사를 느끼는 태도까지 생긴다.
공동체가 지켜온 가치에서 ‘함께의 의미’를 찾다
문화재는 개인의 것이 아니라 공동체가 함께 만들어 지켜온 산물이다. 절집의 한 영역, 성곽의 긴 돌담, 전통마을의 골목 하나에도 주민들의 협력과 공존이 스며 있다. 아이들이 이런 이야기를 접하면 ‘혼자였다면 불가능했을 일’을 이해하게 되고, 공동체의 힘을 자연스럽게 경험한다. 더 나아가 현재의 자신 역시 누군가와 함께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체감하면서 공동체 의식이 확장된다.
교실 너머의 배움이 주는 인성적 변화
문화재 감상을 통한 인성교육이 더욱 효과적인 이유는, 교과서나 강의처럼 이론으로만 전달되지 않기 때문이다.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지고, 스스로 질문하며 생각하는 과정 자체가 하나의 배움이 된다. 교실에서 배우는 인성 개념이 추상적 언어에 머문다면, 문화재 속에서는 그 가치가 실제 사례로 눈 앞에 드러난다. 아이들은 과거의 삶을 들여다보며 ‘사람이 사는 방식’에 대해 더 깊이 고민하게 된다.
일상 속에서 실천으로 이어지는 힘
문화재 감상 활동은 단지 역사적 지식을 쌓는 데 그치지 않고, 아이들의 일상 행동까지 바꾸는 힘을 가진다. 오래된 것들을 함부로 대하지 않는 태도, 주변 사람들의 의견을 경청하는 자세, 공동체 활동에 적극 참여하려는 마음 등은 문화재를 바라보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된다. 결국 문화재 감상은 과거를 보는 활동이면서 동시에 현재와 미래의 삶을 더 따뜻하게 만드는 인성교육의 장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