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북도 익산은 백제 무왕이 도읍을 옮겼던 사비시대 후반기의 정치·문화 중심지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미륵사지와 왕궁리 유적처럼 아름다운 백제 문화가 남아 있는 이곳에는, 또 하나의 미스테리한 유적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바로 익산 쌍릉(雙陵)입니다. 쌍릉은 이름 그대로 두 개의 큰 봉분이 나란히 서 있는 무덤군으로, 그중 하나가 백제 무왕의 능으로 추정되고 있어 세상의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쌍릉의 구조와 특징
쌍릉은 대왕릉과 소왕릉으로 불리며, 각각 직경 약 30m와 20m 규모의 백제 무덤 양식을 갖추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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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왕릉: 크기와 위엄으로 보아 왕의 무덤일 가능성이 큽니다. 내부는 석실분 구조로, 당시 백제 고분 양식의 특징을 지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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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왕릉: 대왕릉 옆에 자리한 작은 봉분으로, 왕비나 왕족의 무덤으로 추정됩니다.
무덤 주인에 대한 정확한 기록은 남아 있지 않지만, 규모와 위치, 전해져 내려오는 이야기 등을 종합할 때 대왕릉이 백제 무왕의 능일 것이라는 의견이 유력하게 제기됩니다.
무왕의 전설과 미스터리
익산 쌍릉을 둘러싼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무덤 주인에 대한 미스터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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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사기』와 『삼국유사』 등에는 무왕의 능에 대한 정확한 기록이 없어, 쌍릉이 실제 무왕의 무덤인지 확정할 수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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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규모와 조영 방식이 다른 왕릉보다 월등히 크고 정교하다는 점에서, 백제 후기 가장 강력했던 무왕의 무덤일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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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전설에 따르면, 무왕과 그의 왕비 선화공주(신라 진평왕의 딸)가 익산에 머물며 미륵사를 창건했다는 이야기가 있어, 쌍릉이 무왕과 왕비의 무덤이라는 해석도 전해집니다.
이렇듯 명확한 사료는 부족하지만, 역사와 설화, 고고학적 연구가 교차하는 흥미로운 고분이 바로 쌍릉입니다.

쌍릉의 가치와 의미
익산 쌍릉은 단순한 무덤이 아니라, 백제 후기 역사를 이해하는 중요한 단서 중 하나입니다. 특히 고분의 입지와 구조는 당시 왕권의 위상과 장례 문화를 보여주며, 익산이 백제 최후의 도읍지였음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또한 쌍릉은 아직도 발굴과 연구가 진행 중인 유적이어서, 앞으로 새로운 자료가 밝혀질수록 무왕릉 추정설이 더욱 구체화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오늘날의 쌍릉 여행
익산 쌍릉은 현재 일반에 공개되어 있어, 누구나 탐방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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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치: 전라북도 익산시 석왕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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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볼거리: 대왕릉과 소왕릉 봉분, 주변의 발굴 안내판과 학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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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계 여행지: 미륵사지, 왕궁리 유적, 국립익산박물관 등과 함께 둘러보면 백제 무왕 시대의 역사를 더욱 깊이 이해할 수 있습니다.
특히 쌍릉을 방문하면, 발굴 흔적과 함께 “이 무덤의 주인은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질 것입니다. 마치 스릴러 영화의 현장에 서 있는 듯한 긴장감이 여행의 재미를 더해줄 것입니다.
마무리
익산 쌍릉은 백제 무왕의 능으로 추정되지만, 아직도 풀리지 않은 역사적 수수께끼를 간직한 고분입니다. 천오백 년 세월을 넘어 오늘날까지 우리에게 궁금증과 상상력을 자극하는 이 유적은, 단순한 무덤을 넘어 백제 역사를 다시 되짚어볼 수 있는 곳입니다.
익산을 여행한다면 미륵사지의 장엄함과 함께 쌍릉의 고요한 신비를 꼭 경험해 보시길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