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 해저보물선의 무역 경로 분석

1975년 전남 신안 앞바다에서 발견된 신안 해저보물선은 14세기 동아시아 무역의 실체를 보여주는 세계적인 해양고고학 유물입니다. 2만여 점이 넘는 도자기, 동전, 목제품과 함께 당시의 항로와 무역 네트워크에 대한 단서를 제공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신안선의 항해 경로와 그 역사적 배경, 그리고 고려의 해상 교역망을 분석합니다.

1. 신안 해저보물선의 발견과 의의

신안선은 1323년경 중국 원나라에서 일본으로 향하던 무역선으로 추정됩니다. 태풍이나 항해 중 사고로 전남 신안 증도 근해에 침몰한 것으로 보이며, 1975년 잠수부에 의해 처음 발견되었습니다.

선박에는 원나라 경덕진(景德鎭)에서 제작된 청자와 백자, 고려·일본산 물품, 대량의 중국 동전이 실려 있었습니다.

신안 해저 유물 발굴 기념비
신안 해저 유물 발굴 기념비

2. 항로 복원

발굴된 화물과 선박 구조, 당시 문헌 기록을 종합하면 신안선의 경로는 다음과 같이 추정됩니다.

  1. 중국 저장성 닝보 또는 푸저우 출항
  2. 상하이 인근 경유 후 동중국해 진입
  3. 제주 해역 또는 대한해협 통과
  4. 일본 규슈 북부 하카타(博多) 도착 예정

신안선이 신안 앞바다에서 침몰한 것은 항로상 제주와 전라도 연안을 경유하던 중 악천후를 만난 결과로 추정됩니다.

3. 실린 화물의 분석

대표적인 화물은 다음과 같습니다.

  • 중국 청자·백자 – 원나라 경덕진산, 일본 귀족층 수요품
  • 동전(화폐) – 대량의 원나라 화폐, 무역 결제 수단
  • 향신료·약재 – 인도·동남아를 거쳐 중국에서 집산된 상품
  • 목제품·공예품 – 고급 생활용품

이 화물 구성은 당시 해상 실크로드의 상품 흐름을 보여줍니다.

4. 고려의 역할

고려는 지정학적 이점을 활용해 동아시아 해상 교역의 중계지 역할을 했습니다. 특히 전라도와 제주 해역은 중국-일본 항로의 필수 경유지였으며, 고려 상인과 선박이 물자 운송과 항해 안내를 담당했습니다.

신안선의 침몰은 고려가 단순한 해안국이 아니라 국제 무역의 핵심 허브였음을 입증합니다.

5. 현재의 보존과 전시

발굴된 유물은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신안 해저유물전시관에 보관·전시되고 있습니다. 전시관에서는 당시의 선박 모형과 복원된 항해 지도, 발굴 당시 영상도 관람할 수 있습니다.

  •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 목포
  • 신안 해저유물전시관 – 신안 증도
  •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 – ‘신안선과 해상 실크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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