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세한 조각으로 숨은 명품 석탑 구례 화엄사 사사자삼층석탑

전라남도 구례에 위치한 화엄사는 신라 때 건축된 대표적인 사찰로, ‘화엄종의 근본’이라 소개됩니다. 이곳에는 대웅전, 각황전 등 잘 알려진 건물들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주목할 만한 문화재가 바로 사사자삼층석탑(四獅子三層石塔, 국보 제35호)입니다. 비록 불국사의 다보탑이나 석가탑처럼 유명하진 않지만, 그 세밀하고 정교한 조각 덕분에 ‘숨겨진 명품 석탑’이라 불리기에 아깝지 않습니다.

네 마리 사자가 받치는 독특한 구조

이 석탑의 가장 큰 특징은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네 마리의 사자가 1층 탑신을 떠받치고 있는 모양입니다. 사자는 불교에서 사자후(獅子吼), 즉 진리의 위엄을 상징하는 동물로, 사사자석탑은 그 자체로 부처의 가르침을 떠받친다는 의미를 지닙니다.

각 사자의 표정과 자세는 모두 다르게 표현되어 있는데, 이는 단순히 장식이 아니라 그 시대 예술가의 상상력과 조형감각을 잘 보여주는 부분입니다. 사자들의 근육과 갈기 표현은 사실적이면서도 힘이 느껴져, 신라 후기 조각 기술의 수준을 실감하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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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층석탑의 안정감과 균형미

탑신은 일반적인 삼층석탑 구조를 따르지만, 섬세한 비례와 조각 기법 덕분에 웅장하면서도 아름다운 느낌을 줍니다. 특히 옥개석(지붕돌)의 곡선과 층층이 쌓아 올린 비율은 보는 사람이 안정감과 균형을 동시에 느끼게 해줍니다.

화엄사
화엄사

숨은 명품으로 불리는 이유

화엄사 사사자삼층석탑은 불국사의 석탑들처럼 교과서나 책에 실려 널리 알려진 것은 아니지만, 아름다움으로는 결코 뒤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대중적으로 덜 알려진 덕분에, 직접 현장을 찾는 이들에게는 예상치 못한 감동을 주는 숨은 보물이 되곤 합니다.

또한 이 석탑은 불교 신앙과 예술, 그리고 장인의 정성이 한데 어우러진 결과물로, 우리 문화유산이 단순히 기능적·종교적 의미를 넘어 예술적 가치까지 놓치지 않았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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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팁 — 화엄사와 함께 즐기기

화엄사를 방문하면 사사자삼층석탑뿐 아니라, 각황전(국보 제67호), 대웅전(보물 제299호), 그리고 여러 전각과 부속 건물들을 함께 둘러보시면 좋습니다. 특히 봄철 벚꽃과 가을 단풍철에는 사찰의 고즈넉한 풍경과 석탑의 아름다움이 잘 어울려 더욱 인상 깊은 여행이 될 것입니다.

맺음말

구례 화엄사 사사자삼층석탑은 네 마리 사자의 힘찬 모습과 섬세한 조각이 돋보이는, 우리 불교 예술의 정점을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널리 알려지지 않았기에 오히려 실제로 마주했을 때의 감동이 크며, 우리 전통 석탑의 또 다른 아름다움을 발견하게 하는 유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