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 금동대향로’를 만든 장인의 하루는 어땠을까?

부여 능산리 절터에서 발굴된 백제 금동대향로(국보 제287호)는 높이 61.8cm, 직경 19cm의 멋있는 향로입니다. 뚜껑에는 신화적 동물과 산악 풍경, 연꽃잎과 봉황이 조각되어 있으며, 전체가 하나의 우주를 나타내고 있는 작품입니다. 발굴 이후 “백제 예술의 정수”라 불리는 이 향로는, 그 자체로 장인들의 솜씨와 기술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작품을 만든 장인의 하루는 어떠했을까요? 아침 – 불을 지피며 시작하는 … 더 읽기

‘역사 속 식물원’ 궁궐 속 화초와 식물 문화유산의 미학

오늘날 식물원은 자연과 인간이 만나는 장소이면서 사랑받는 장소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사실 궁궐 속 화초와 정원은 이미 오래전부터 왕실과 지배층의 식물에 대한 사랑과 문화유산으로 알려져있습니다. 조선의 궁궐은 단순한 정치 공간이 아니라, 화초와 나무, 정원과 연못이 어우러진 거대한 식물원이기도 했습니다. 궁궐 정원 권력과 미학의 상징 조선의 궁궐은 정치적 위상과 권위를 상징하면서도, 동시에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공간으로 … 더 읽기

‘광해군의 흔적은 어디에?’ – 폐위된 왕이 남긴 문화유산 추적기

조선 15대 왕 광해군(재위 1608~1623)은 흔히 “폐위된 왕”으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인조반정으로 왕위에서 쫓겨나면서 정통성에서 밀려났고, 정사(正史)인 《조선왕조실록》에서는 그 평가가 매우 부정적으로 기록이 남아있습니다. 그러나 역사의 시선을 조금 달리하면, 광해군은 분명 격변의 시대를 버텨낸 군주이자, 문화유산을 남긴 인물이라 생각할 수 있습니다. 전쟁의 상흔과 광해군의 현실 정치 광해군은 선조의 둘째 아들로 태어나, 임진왜란 때 세자로 책봉되어 … 더 읽기

사라진 궁궐, 경희궁을 아시나요?

서울 서대문구에 자리했던 경희궁(慶熙宮)은 조선 후기 5대 궁궐 중 하나입니다. 그러나 오늘날 경희궁은 경복궁이나 창덕궁, 창경궁처럼 온전히 남아 있지 않고, 일부 전각과 터만이 남았습니다. ‘사라진 궁궐’이라 불릴 만큼 잊혀졌지만, 경희궁의 역사는 조선 후기 정치와 문화, 그리고 일제강점기의 아픔을 간직하고 있는 건물입니다. 경희궁의 건립과 역할 경희궁은 1617년(광해군 9년)에 건립되었습니다. 원래 이름은 ‘경덕궁(慶德宮)’이었으나, 인조가 즉위 후 이름을 … 더 읽기

왜 성곽 도시는 대부분 동쪽으로 입구를 냈을까?

동대문

한반도 곳곳의 옛 성곽 도시를 살펴보면, 흥미로운 공통점을 찾을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주요 입구, 즉 동문(東門)이 가장 크고 화려하게 꾸며졌다는 점입니다.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 전통 도시 건축에 깃든 풍수적 사상과 군사적 전략, 사회적 기능이 반영되어 있습니다. 풍수지리와 동쪽의 의미 전통적으로 동쪽은 해가 떠오르는 방향, 곧 새로운 시작과 생명력을 상징하고 있습니다. 유교적 세계관에서도 동쪽은 봄(靑龍方)에 해당하여, … 더 읽기

“금강산 유람록” 속 여행기를 따라가는 조선시대 지식인의 시선

조선시대에 금강산은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라, 지식인과 예술가들의 정신적으로 바라는 이상향이었습니다. 유교적 학문에 매여 있던 선비들이 자연을 벗 삼아 속세를 벗어나고자 했던 마음은, 수많은 금강산 유람록(遊覽錄)이라는 여행 기록을 남기게 됩니다. 이 기록들은 단순한 기행문이 아니라, 조선 지식인의 세계관과 미학, 그리고 자기 성찰을 담아낸 귀중한 문화유산입니다. 금강산, 조선 지식인의 이상향 금강산은 예로부터 “산은 금강, 물은 설악”이라 불릴 … 더 읽기

구석기인의 삶을 만나다 연천 전곡리 유적

전곡리

경기도 연천군에 위치한 전곡리 유적은 한국 구석기를 연구할 수 있는 대표적인 장소입니다. 1978년 미군 병사였던 그레고리 보드가 우연히 주먹도끼를 발견하면서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했고, 이후 본격적인 발굴 조사를 통해 동아시아 구석기 역사에 중대한 전환점을 마련합니다. 전곡리 유적은 단순히 구석기 시대 도구 몇 점이 발견된 곳이 아니라, 구석기인의 삶과 문화, 그리고 인류학적 가치를 새롭게 알아볼 수 있습니다. … 더 읽기

‘합천 해인사 장경판전’의 숨은 과학(자연 환기 구조)

경상남도 합천 가야산 자락에 위치한 해인사 장경판전(藏經板殿, 국보 제52호,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은 13세기 초부터 팔만대장경을 보관한 장소입니다. 이곳은 단순히 불교 경전을 모셔둔 창고가 아니라, 목판 보존의 과학적 비밀을 담고 있는 과학적인 건물이라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장경판전의 환기 구조는 오늘날의 과학 기술로도 인정할만한 가치를 가지고 있습니다. 팔만대장경 보존의 기적 팔만대장경은 81,258장의 목판에 새겨진 엄청난 불교 경전입니다. … 더 읽기

‘대흥사 템플스테이’로 본 조선 후기 선비들의 은둔 문화

전라남도 해남 두륜산 자락에 위치한 대흥사(大興寺, 사적 제508호)는 전라남도 대표 사찰로, 오랜 세월 동안 불교의 수행 도량이자 선비들의 은둔지로 인기가 많은 곳입니다. 오늘날 ‘대흥사 템플스테이’는 단순한 체험 프로그램을 넘어, 조선 후기 선비들이 찾았던 은둔 문화의 전통을 현대 감성으로 즐길 수 있습니다. 은둔을 택한 조선 선비들 조선 후기 사회는 당끼리 싸움과 권력 다툼으로 혼란스러운 상황이었습니다. 벼슬길에 … 더 읽기

삼한시대 마한의 흔적을 품은 ‘익산 미륵사지’

전라북도 익산에 위치한 미륵사지(彌勒寺址, 사적 제150호)는 한국 불교사와 건축사에서 없어서는 안 될 유적입니다. 특히 미륵사지는 단순히 백제 무왕(재위 600~641년)의 창건 설화에 국한되서 설명되긴 아깝습니다. 이곳은 그보다 앞선 삼한시대 마한(馬韓)의 정치·종교적 흔적을 품고 있으며, 백제 불교가 본격적으로 꽃피기 전 전초기적 의미를 보여주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마한의 터전 위에 세워진 미륵사지 익산은 고대 마한 연맹체의 중심지 중 한 … 더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