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령왕릉은 원래 송산리 고분군의 하나로 알려져 있었지만, 1971년 배수 공사 중 우연히 봉분의 배수구가 열리면서 발견되었습니다. 고분 내부는 밀폐 상태였기 때문에 도굴 피해가 전혀 없었고, 백제 왕릉이 완전한 형태로 발견된 것은 한국 역사상 처음이었습니다. 발굴 작업은 긴박하게 이루어졌지만 체계적으로 기록되어 오늘날까지 귀중한 사료로 남아 있습니다.
무령왕(재위 501~523)은 백제를 중흥으로 이끈 군주로, 중국 남조와 교류를 강화하고 국력을 안정시켰습니다. 그의 무덤이 공주에서 발견되었다는 사실은 웅진(공주) 시기의 정치적 위상을 확인해주는 증거이며, 백제의 대외 관계와 국제적 위상을 보여줍니다.
무령왕릉의 발견은 무엇보다 ‘주인공이 명확한 고대 왕릉’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지석 덕분에 무덤의 주인이 확실히 밝혀졌고, 발굴 유물은 백제 후기의 장례 풍습과 국제 교류 양상을 구체적으로 보여주었습니다. 또한 남조 문화와의 연관성을 연구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가 되었습니다.
무령왕릉은 송산리 고분군의 일부로 2015년 ‘백제역사유적지구’에 포함되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습니다. 이는 백제의 정치·문화적 성숙을 보여주는 대표 사례로, 동아시아 고대 문명의 교류와 융합을 입증하는 유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답사 시에는 특히 지석과 금제 유물에 주목하면 백제 왕실 문화의 정수를 체험할 수 있습니다.